|
자장가 / 루이스 글릭 |
이제 쉴 시간이야, 잠시나마
넌 충분히 흥분했었어
이른 저녁, 낮과 밤의 중간 지점
방안에 여기 저기 개똥벌레들이 반짝이고
여름의 깊은 달콤함이
열린 |
|
|
|
빌린 얼굴 / 정 영 |
빈사의 꽃이
제 태어난 자리가 제 무덤이 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다
진다
그런 날은 아름답지
망각의 사랑을 나누는 개들처럼
한 때 나는 거창한 |
|
|
|
달리는 자 / Naomi Nye |
한 소년이 말했지
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아주 빠르게 달리면
외로움이 따라 올 수 없을 거라고.
챔피언이 되고 싶은 이유 중
그 보다 더 좋은 이유가 있을까
|
|
|
|
늑대보호 구역 / 하린 |
배고픈 한 마리의 늑대가 밤을 물어뜯는다
고결(高潔)은 그런 극한 상황에서 온다
야성을 숨기기엔 밤의 살이 너무 질기다
그러니 모든 혁명은 내 안에 있는 거 |
|
|
|
지금은 10월 / Barbara Crooker |
일 년 중 가장 빛나는 계절,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은결실을 맺었습니다 ; 둥근 사과, 갸름한 자두, 아래쪽이 실한배, 껍질을 벗어던진 검은 호두와 히커 |
|
|
|
나무를 낳는 새 / 유하 |
찌르레기 한 마리 날아와나무에게 키스했을 때나무는 새의 입 속에산수유 열매를 넣어주었습니다
달콤한 과육의 시절이 끝나고어느 날 허공을 날던 새는최후의 추락을 맞 |
|
|
|
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/ 류시화 |
시월의 빛 위로
곤충들이 만들어 놓은
투명한 탑 위로
이슬 얹힌 거미줄 위로
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
가을 나비들의 날개 짓
첫눈 속에 파묻힌
|
|
|
|
분명한 징조 / 테드 쿠저 |
오늘 밤 웬 귀뚜라미가 이렇게 많지
산타의 썰매 줄에 매달린 작은 종들 같군!
“길고 추운 겨울이 올
분명한 징조야” 빗자루로 정원의
거미줄을 걷어내며 이 |
|
|
|
내가 잃은 것 / Sarah Preligh |
남부적 취향, 우산들: 둘,
주급 받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은행에는
8달러 밖에 없었고 비는 내린다고 했지. 허리케인의 끝자락
쿠바를 휩쓸고 플로리다에 입 |
|
|
|
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/ 배한봉 |
가을 보름달 뜨면 친구여
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보세
휘영청 쌓이는 달빛도 달빛이지만,
밤 기러기 찬 하늘에 걸리듯
한 개 섬이어서 외로운 우리 삶
강 |
|
|
|
1 2 3 4 5 6 7 8 9 10 Next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