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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염전이 있던 곳
나는 마흔 살
늦가을 평상에 앉아
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
지그시 힘을 준다
시린 바람이
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
바다로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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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거치른 밤
매운 바람의 지문이
유리창에 가득하다
오늘도 세상의 알프스산에서
얼음꽃을 먹고
무너진 돌담길 고쳐 쌓으며
힘겨웠던 사람들
그러나 돌아갈 곳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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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이제껏 나는 죽음은 차를 타고
여행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해왔어, 사막을 지나,
지평선에 닿은 지상의 빛이 하늘 보다
좀 진한 빛일 무렵
하루 일과를 마치듯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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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12월의 저녁 거리는
돌아가는 사람들을
더 빨리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
무릇 가계부는 가산 탕진이다
아내여, 12월이 오면
삶은 지하도에 엎드리고
내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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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나에게는 이제 남아있는 내가 별로 없다
어느새 어둑한 헛간 같이 되어서
산그늘 옛집에 살던 때 일이나
살이 패이도록 외롭지 않으면
어머니를 불러본지도 오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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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그리운 그 노래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. 아주, 아주, 오랜 옛날 월동쪽 용궁 남쪽 황룡사 구층목탑 그늘에 기대어 서서 그대는 노래를 들려 주겠다 약속하였지만 아직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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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아무도 상관치 않겠지만
어쨌든
8시 7분
뉴 헤븐 행 기차에 타고 있을 때
나는 벼락을 맞았어.
이상한 것은
내 머리카락에 불길에
휩싸인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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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쩡쩡한 하늘에 이름을 쓴 거
벌거벗은 나무에 소망을 옮긴 거
뒹구는 나뭇잎에 사랑을 가진 거
쓸쓸한 가지에 머리를 기대었던 거
그리고 잠들지 않는 시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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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11월은 여름의 목소리가 깨어나기에는
위험한 달이야.
짓밟히고 기만당한 창백한 들국화가
고개를 들어 다시 피어나려 하고 있어.
보드랍고 따스하고 희미한 것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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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어떻게 들어오셨는지
남은 여름마저 몰아내려고 열어둔 창문 사이로
귀뚜라미 한 마리 아장아장
거실 안으로 뛰어든다
그냥 두면 누구의 발에 압사 당할지 알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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