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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까마득한 날에
하늘이 처음 열리고
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
모든 산맥들이
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
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
끊임없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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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월수 이십 만원 못 되는 사람끼리
우주여행을 떠나자
철새는 남북으로 날고
잘 사람들은 동서로 날고
날지 못한 사람끼리
우주여행을 떠나자
카운트다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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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마당가 붓꽃들은 노랑 다홍 빨강 색색의 전기가 들어온다고 좋아하였다
울타리 오이 넝쿨을 5촉짜리 노란 오이꽃이나 많이 피웠으면 좋겠다고 했다
닭장 밑 두꺼비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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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열무를 심어놓고 게을러서
뿌리를 놓치고 줄기를 놓치고
가까스로 꽃을 얻었다
공중에 흰 열무꽃이 파다하다
채소밭에 꽃밭을 가꾸었느냐
사람들은 묻고 나는 망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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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오늘 아침
너무 명백했어.
머리와 가슴으로 그처럼
확신에 찬 적이 없었지.
세상엔 오직 신만이 계시다는 것,
저 위대한 대자연,
신.
하지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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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저녁이 와서 하는 일이란
천지간에 어둠을 깔아놓는 일
그걸 거두려고 이튿날의 아침 해가 솟아오르기까지
밤은 절대로 저를 지키려고 사방을 꼭 잠가둔다
여름밤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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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상징도 알고 은유도 아는 여자와 밥을 먹는다
눈빛이 마주칠 때마다 비가 내린다
빗길엔 낙엽이 구르고
대화의 갓길엔
세상에 없는 밤
풍경처럼 두르고
SU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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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하루에 200루피, 어둡고 습한 곳
주인아주머니가 유령처럼 어두운 복도를
소리 없이 돌아다니는 곳
이곳은 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자궁 같은 방이야
눈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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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물렁물렁한 것이 떨어져나가고
딱딱한 것만 남아 있다
텅 비어 열린 곳에는 모래들이 흘러들었다
이 조개껍질 속에 한 때
고독한 삶이
있었다
웅크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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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저녁 찬거리로 청어를 샀습니다
등줄기가 하도 시퍼래서
하늘을 도려낸 것도 같았습니다.
철벅철벅 물소리도 싱싱합니다
정약전은 어보에 무어라고 적었던가요
청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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