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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헤게모니는 꽃이
잡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?
헤게모니는 저 바람과 햇빛이
흐르는 물이잡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?
(너무 속상해하지 말아요
내가 지금 말하고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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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7월은 나에게
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
하얗게 피었다가
질 때는 고요히
노랗게 떨어지는 꽃
꽃은 지면서도
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
사실은 모르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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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정원의 나무들은
모두 뽑아버려
팬지, 팬타스,
장미,
라눙클러스
타임과 릴리, 그리고
아무도 이름도 모르는 꽃들
담장의 철사 창을 감아 오르는
나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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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오랜만에 만난 후배는 기공을 한다 했다.
몸을 여는 일이라 했다
몸에 힘을 빼면
몸에 살이 풀리고
막힘과 맺힘 뚫어내고 비워내
바람이 들고 나는 몸
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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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나는 걸신들린 여우처럼 산비탈에서 야생의 돼지감자를 캐먹는다. 먹으면 혀가 아리고, 열이 나고, 몸이 가려운 돼지감자. 독을 품은 돼지감자. 살아남기 위해선 누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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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나무 안에 살던 푸른 짐승이
바이올린을 켠다
바다로 흐르지만, 결코 바다가 되지 못하는 오카방고 습지의
수천 마리 물소 떼며, 코끼리떼
기나긴 건기,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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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1
예수가 낚싯대를 드리우고 한강에 앉아 있다. 강변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예수가 젖은 옷을 말리고 있다. 들풀들이 날마다 인간의 칼에 찔려 쓰러지고, 풀의 꽃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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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킬리만자로 산록의 암보셀리 평원에서
한 떼의 코끼리를 만났다
코가 유난히 길었다. 아마 긴 시간이 코를 잡아당긴 모양이었다.
그 긴 시간 동안
몸집을 부풀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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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내 혼은 사북에서 졸고
몸은 황지에서 놀고 있으니
동면 서면 흩어진 들까마귀들아
숨겨둔 외발 가마에 내 혼 태워 오너라
내 혼은 사북에서 잠자고
몸은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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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두 개의 목이
두 개의 기둥처럼 집과 공간을 만들 때
창문이 열리고
불꽃처럼 손이 화라락 날아오를 때
두 사람은 나무처럼 서 있고
나무는 사람들처럼 걷고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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