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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이십 년 만에 외가에 갑니다. 산발치 따라 한나절 걸리던 길. 이제는 아스팔트 포장으로 금세 닿습니다. 동네어귀 느티나무는 여전한데, 이 작은 산골에 아는 이 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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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지난밤 가만히 누워
내 영혼의 집으로 가는 길을
생각했다.
목이 마르지 않은 곳, 그리고
빵은 돌처럼 딱딱하지 않은 곳
한 가지 생각한 것은
그 누구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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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한 가슴에 난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다면
난 헛되이 산 것이 아니리라.
한 인생의 아픔을 달래 줄 수 있다면
한 고통을 위로 할 수 있다면
기운을 잃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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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마을 주막에 나가서
단돈 오천 원 내놓으니
소주 세 병에 두부찌개 한 냄비
쭈그렁 노인들 다섯이
그걸 나눠 자시고
모두들 볼그족족한 얼굴로
허허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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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저 쬐그만 것들
안간힘을 쓰며
찌뿌린 하늘을, 요동치는 우주를
떠받치고 있는
작아서, 작아서
늘 아름다운 것들
밑에서, 밑에서
늘 서러운 것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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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마지막으로
계단을 올라가는 사람에겐
날개를
조금 먹고 조금 사는 금붕어에겐
알약을
종일 유리 공을 불고 종일 금간 유리공을 쓰고 돌아다니는 지구인들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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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아, 이제 난 자유로워, 하지만 대체 나는 누구지?
날 수도 없고 달릴 수도 없고, 봐, 얼마나 천천히 걷는지.
하지만 책을 읽을 수 있지.
“너 지금 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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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나는 어버이 기를 늦게 받고 태어나
아버지께선 ‘우리 막내’라 하셨지.
어느새 30년이 지났건만
한 번도 기쁘게 해 드리지 못했네.
무덤 속 비록 어둡고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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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내가 사는 집 부유하진 않지만
검소하게 산다.
누구도 부럽지 않다.
그러나 병이 나면 고칠 수 없다.
이것 빼놓고는 다 좋다.
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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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아이는 평화를 전한다
내가 아이를 향해 구부릴 때
비누 냄새만 나는 것이 아니다
모든 인간은 평화를 발산하는 아이였다
(그런데 이 세상 어디에도, 평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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