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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사람을 대출하는 도서관
한번 빌리면 30분간 이야기를 들어준다는,
제 말하기 급급한 시대에
이야기 들어주며 구절양장 마음을 읽게 한다는,
별별 사람 다 있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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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나사가 빠진 안경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안경점 주인을 떠올리네 왜 그가 돋보기안경은 두 개 이상을 맞춰야 한다고 우겼는지 이제야 알겠네 나사 빠진 안경다리 연결부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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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앙코르왓 사원에 와서 당신의 뇌수에
어떤 나무를 심어 놓고 왔는지 알았다
사원 한 채를 다 덮은 판야나무,
9백년의 시간 속에서 그 뿌리는 불상과
사원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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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가난한 내가
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
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
나타샤를 사랑은 하고
눈은 푹푹 날리고
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
소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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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수종사 차방에 앉아서
소리 없이 남한강 북한강의 결합을 바라보는 일,
차통(茶桶)에서 마른찻잎 덜어 낼 때
귓밥처럼 쌓여있던 잡음도 지워가는 일,
너무 뜨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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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바슐라르를 읽다가 갑자기 부엌으로 가서
김장김치 한 포기를 썰지도 않고 죽죽 찢어 서서 먹는다
입안에 가득 한겨울 시린 배추밭이 들어온다
새파란 무청 줄지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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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그러고 보니 행복이다
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
사람하나 내게 있으니
때로는 가슴 아린
그리움이 따습기 때문
그러고 보니 행복이다
주고 싶은 마음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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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그애를만났다
예전처럼
말이없었다
말없음이마치자기의
미덕인양
다소곳
했다
오월이무르익는
층층나무그늘밑
쬐끄만
풀꽃처럼
-김창재 (시집: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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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몇 년 전, 타일러스벅 근처 노천광에서 일했었거든.
하루는 눈이 오기 시작하더니 두 시경엔 세 자가 내린거야.
“집엘 가겠습니다”라고 십장에게 말했지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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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대왕고래 뱃속 같은
썰렁한 지하도에
아저씨 몇 사람이
새우잠을 자고 있다.
취한 듯 그 옆에 누운
눈물 글썽한 소주병들.
-신현배 (아동문학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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