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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면
그녀는 파란 피부를 가졌었다 그도 그랬다. 그는 그것을 숨겼고 그녀도 그것을 숨겼다. 그들은 각각 파란색을 찾아 한평생을 헤매었다 한 순간 아주
독마
나는 꿈을 탄다 목털이 긴 흑마를 초원을 지난다 밟힌 풀은 발자국을 센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겨울이 온다 별들이 내가 달린 길을 따라 흐르고 깊
납죽
저만치 기어가는 너를 향해 내리칠 찰나 납죽 몸 낮춘 벌레 한 마리 피한 게 분명한 녀석이 죽은 척 납죽 살의는 없었으나 짐짓 힘을 다해 내리친 나에게
사물들은 저마다 내게 안부를
사막은 얼마나 생각할 것이 많으면 그렇게 한 생애를 길게 잡았을까 소금은 얼마나 인생의 짠맛을 보았으면 그렇게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을까 얼음은 얼마나 고
분서
브레히트가 [분서]에서 고민했듯이 어느 독재 정권이 위험한 책을 수거해 불사를 때 나의 시집이 들어 있을까? 분서 목록에 나의 시집이 빠진 것을 발견하고
사랑의 지옥
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
아줌마, 아내
나 혼자 심심할 것 같다고 병실 바닥에 신문지를 펼쳐놓고 한 봉다리 마늘을 가지고 와선 TV를 보며 마늘을 까는 여자, 배울 만큼 배웠다는 여자가 선생까
니그로, 강물을 말하다
나는 강물을 알고 있네 우리 몸속에 피가 흐르기도 전 저 먼 시원으로부터 흘러온 강물을 내 영혼은 강물처럼 깊이 자라났네 이른 새벽 유프라테스 강에 목욕
봄비
늦잠 자는 씨앗은 일어나라고 은지팡이로 토독! 톡! 톡톡! 두들기며 비 옵니다. 한혜영(1954- ) ‘봄비’ 전문 디즈니 클래식 영화 ‘밤비
봉제공장 안에까지 날아온 참새
작은 참새 서너 마리가 봉제공장 안에까지 날아와서 포르록거리고 있다 우리 눈에도 보이지 않는 빈 틈바구니를 뚫고 요새 같은 이 안에까지 어떻게 날아올 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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