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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내 옆방의 아저씨, 실직했다고 며칠 전 아줌니랑 대판 쌈을 벌이더니, 아줌니는 보따리 싸들고 집을 나갔는데, 어디서 성능 좋은 녹음기 하나 장만해 와서는 아침부터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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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까치가 철탑 위에 둥지를 틀었습니다
한동안 아무 일이 없었습니다
바람이 불고
비가 왔습니다
이윽고 그 철탑둥지에서
까치가 날고
까치새끼가 날기 시작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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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1
하얀 대낮에도 비 내리고 무지개 섭디다
숲 위에 선 무지개는 완벽한 반원에서 무너지고
대서양 쪽에서 꺼먼 구름이 악마처럼 몰려오는 게 보입니다.
아무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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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소리이 아침의 시 |
수 김
'영원Ⅱ'
그립다에
도돌이표를 붙여
그립다 그립다
흥얼거리면
한 옥타브
올라간 심장은
두근두근
화음을 넣고
떠오른 얼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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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그 여자 고달픈 사랑이 아파 나는 우네
불혹을 넘어
손마디는 굵어지고
근심에 지쳐 얼굴도 무너졌네
사랑은
늦가을 스산한 어스름으로
밤나무 밑에 숨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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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
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
뿌리 깊으면야
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
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
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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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스물일곱의 내 딸은
2001년 9월에
뉴욕에 살고 있었네
레드클리프를 나오고
예일에서
인류학을 전공했었지
사람이 출처가 분명치 않다며
고고학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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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벽제 화장장 밖에 나왔다가
풀밭에 버린 많은 담배꽁초들 본다
함부로도 버렸구나 싶던 나도
피우던 담배를 툭 던진다
뭘 버렸느냐 물으면? 말할까
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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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강을 누워서 흐르게 하라
강을 일으켜 세우지 말라
일으켜 세워진 강은
뛰어내리기도 전에 발이 썩고
다리가 썩고 온몸이 썩고
썩은 젖에 아이들이 썩는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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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11월의 저녁답 은사시나무 숲을 떠나
목젖이 붓도록 울며 날아가는 새들과
어두운 하늘 난간을
저어가는 별이 한 채
미늘에 꿰인 것처럼 목울대가 아픈 날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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