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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당신은 오늘도 떠오르지 않고
젖은 잡초들 무겁게 흔들거렸다.
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자는 엄단한다. 계엄군이 임산부를 칼로...., 그런 형편없는 말을 믿다니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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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요즘 아내가 하는 걸 보면
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지만
접기로 한다
지폐도 반으로 접어야
호주머니에 넣기 편하고
다 쓴 편지도
접어야 봉투 속에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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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정수기 육각수로 헹군 상추에 메뚜기쌀밥 흑돼지삼겹살
조선된장에 마늘 풋고추를 얹어
우리들 사는 것도 이런 게 아니냐며
잘 산다는 것과 잘 싼다는 것은 같은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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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아픈 아들
고등어 먹고 싶다 한다
부랴부랴 장을 봐다
고등어 안치고 돌아서는데
그간 맘이 변해 군만두 지져 달란다
냉큼 속 넣고 노릇노릇 굽는데
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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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한라산도 수평선도 한눈에 쏙 와 박히는
제주시 외도동은 그야말로 별천지다
아파트 옥상에 서면
대낮에도 별이 뜬다
수성빌라 금성빌라 화성빌라 목성빌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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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요자기라 써볼까? 아니면 소리 나는 대로 요작이라 써 볼까
요자기라고 쓰면 무슨 이조백자항아리 냄새가 나고
요작이라고 쓰면 작은 꽃잎이 살풋 벌어진 듯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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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품고 버리면
눈물도 환한 꽃으로 이는
갯골의 전설들이 살 속으로 길을 내니
푹 골은 고무래를 밀던 등은 하얀 소금꽃
짜디짠 생계를
퍼 올리던 무자위에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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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사람은
기계를 속일 수 없다고
언제나 실수를 조심하며 살았는데
엘리베이터 단추를 잘 못 눌렀다
9층에 빨간 불이 켜졌을 때
황급히 6층의 단추를 눌렀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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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사월의 하늘 사월의 땅 사월의 젊은 얼굴들, 저기 저 사월의 화사한 봄꽃들 피어나거라.
이 세상 구성을 이루고 있는 것이란 것들 모두 피거라. 내 잠행을 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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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,
진달래꽃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
건너 마을 젊은 처자(處子) 꽃 따러 오거든
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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