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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발산책 / 신대철 |
눈발 사이로
행인들의 바지 가랑이 사이로
얼핏 땅바닥에 주저앉은 사람이 보였다.
행인들이 주춤거리다 미소를 지었다.
“1인당 100 투그릭”
노인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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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망과 현실 / X J Kennedy |
당신이 한 스푼 바닐라아이스크림이고
나는 당신의 앉아있는 아이스크림콘이라면,
당신이 투수가 슬로우모션으로 친 야구공이고
내가 바로 그 야구방망이라면
당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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흐린 세상의 아름다움 / 정진명 |
책을 당기자 활자가 흐릿해진다. 깜짝 놀라
몸을 물리자 불을 켠 듯 선명해진다. 노안이다!
세상이란, 너무 가까이 할 것이 못 된다는 세월의 충고.
깊숙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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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네 / Haward Nemerov |
자동차와 사람은 너무 많고
모네의 전시도 볼 수 없게 된 우리는
미술관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
Bowl 연못에서 일요일 아침을 보냈다.
5 에이커나 되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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갑사 가는 길 / 이운진 |
누구나 한 번은 길을 잃는다면
그래서 한 자리에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
거기, 서 있고 싶네
일주문 넘어가는 바람처럼
풍경소리에 걸음 멈추고
그곳에서 길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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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태희 / Jone T Jones |
서울에서 자라난 소년의
아버지는 죽었고
형 둘은 북한군에 의해 납치되었다.
큰 형은 기차 아래로 떨어졌고
어머니와 여동생 둘만이
초토화된 도시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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꿩이 날아간 자리 / 양문규 |
가시덤불숲에 꿩들이 짝을 져 노닌다
간밤에 노루도 다녀갔나 보다
똥 무더기가 한 짐이다
깊은 산에 살아도
볕 잘 드는 언덕이 그리운 것인가
손만 뻗으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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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서관에서 / 차알스 시믹 |
‘천사 사전‘이라는 책
지난 50년 동안 아무도 열지 않았다는 걸
알겠다. 책을 열자 표지는 삐꺽거리고
책장들은 부서지던 그 책 속에서
나는 알았다,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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흰빛 / 박영근 |
밤하늘에 막 생겨나기 시작한 별자리를 볼 때가 있다. 그래
고통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
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잣소리로 미쳐갈 때에도
밥 한 그릇 앞에서 자신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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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모든 / 차알스 브꼬브스키 |
뉴욕의 여름에 대한 나의 유일한 기억은
화재비상계단이다.
태양이 빌딩의 반대쪽으로 지는 저녁이면
사람들은 화재비상계단으로 이동했었다
좀 서늘한 그곳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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