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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유홍준의 ‘흉터 속의 새’를 읽는다
그 새는 유홍준의 허벅지에 갇혀있다
허벅지에 갇힌 유홍준의 새가
내 왼쪽 엉덩이의 번데기를 불러낸다
아홉 살짜리 식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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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이 따위 곳에 왜 날
낳아놓은 거야?
딸이 어미에게 대든다
채널을 돌린다
사람 말고는 아무도
이 따위 곳이라고 하지 않는다
누의 살점을 찢고 있는 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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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이별이 너무 길다.
슬픔이 너무 길다.
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.
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
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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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무지개 걸린 시계방 옆 좁은 다리 위로 자동차들이 지나다닌다
인형공장 가파른 계단을 내려온 파란 눈의 여자가 마른 낙엽을 밟으며
시계방 앞을 지나가면 시계방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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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어화우리 동포들아 일심애국 힘을써서
사천년래 신성동방 전세계에 빛내보세
사농공상 동력하면 대한제국 자연부강
자유독립 하고보면 세계상에 제일일세
잊지말아 잊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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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
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
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
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
하마터면 나 모를 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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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어쩌다 한번 보고 싶더라도
첫사랑 애인은 만나지 말자
어느덧 절정의 때는 지나 열정도 시들어
희로애락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지만
문득 첫사랑 애인을 만나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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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낡고 다리가 부러진 나무 의자가
저수지 푸른 물속에 빠져 있었다
평생 누군가의 뒷모습만 보아온 날들을
살얼음 끼는 물속에 헹궈버리고 싶었다
다리를 부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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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“저예요”가 익은 귀에
“저거든요”라고 한다.
한 음절이 늘어난 사정
요모조모 헤아린다
손덤벙 발덤벙하는
이 신선한 불안감.
장순하(1928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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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흐르는 것이 물뿐이랴
우리가 저와 같아서
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
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.
일이 끝나 저물어
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
쭈그려 앉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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