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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세모시 옥색 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
창공을 차고나가 구름 속에 나부낀다
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보더라
한번 구르니 나무 끝에 아련하고
두 번을 거듭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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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어떤 것이 정확하다면 딱! 소리가 나야 한다
사정이 딱하게 되어 먼 친척집에 얹혀 지낼 때
그 댁 손녀딸과 같은 방을 썼다
걸어둔 옷 주머니에 넣어 둔 월급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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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죽은 시계를 손목에 차고
수은전지 갈러 가는 길
시계가 살아 움직일 때보다
시계가 무겁다
시계가 살았을 땐
시간의 손목에 매달려 다녔던 것일까
시간과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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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새
- 성찬경(1930 - ) ‘새’ 전문
성찬경 원로 시인이 특이한 시집을 펴냈다. <해>라는 책 제목 아래에 ‘성찬경일자시집’이란 부제가 붙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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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세상에서 제일 먼 거리가 눈 밖에 나는 거라면
세상에서 제일 아픈 게 눈에 밟히는 거라면
지극히 착한 것도 사람에게 있고
지독하게 독한 것도 사람에게 있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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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온통 무거운 화두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
그래, 그래
나는 나는
유행가 가사처럼 살고 싶었다 나는 너를
문정아(1959 - ) ‘어느 시인의 묘비명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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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허공에 높이 떠 있습니다
내려갈 길도, 빠져나갈 길도
흔적없이 사라진 뒤
소문에 갇힌 섬입니다
살려주세요, 살려주세요, 살려주세요
한 주일 만에 나선 오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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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칠년 만에 수문이 열리고
수몰지구의 물이 반쯤 빠지자
강 한가운데 한 그루 나무가 드러났다
한바탕 속절없이 눈물을 방류한 뒤
눈동자를 바라보면
기다리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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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닭이나 먹는 옥수수를
어머니
남쪽 우리들이 보냅니다
아들의 불효를 용서하셨듯이
어머니
형제의 우둔함을 용서하세요.
김규동(1925 - ) 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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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“여보, 여기 앉아 보세요.
발톱 깎아 드릴 테니.”
“아니, 만날 어깨 아프다면서
무슨 일을 그렇게 많이 해요.”
하루 일 마치고 돌아온
어머니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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