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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라인드 마운튼에서의 봄밤 / Louise Erdrich |
오늘 저녁엔 포도주를 마시지 않네
내가 듣고 싶은 것은
머리속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라
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라네.
블라인드 마운튼에 있는 집 뜰에
몇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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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클라마칸 사막 / 고은 |
내가 타클라마칸사막에 가는 것은
내가 열여섯 살의 꿈속에서
타클라마칸 사막에 가는 것은
거기
허허 망망 때문이다
내가 일흔다섯 살의 대낮에
명사도 동사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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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로 다른 점을 찾아서 / Tom Hennon |
나는 사물들의 같은 점보다 서로 다른 점에 꽂혀버렸어.
키 큰 소나무, 구부정한 가지에 놓여있는 조그만 눈덩이,
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, 홀로 멀리 떨어져,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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빗방울의 파닥임을 들으러 휴게소로 갈까? / 장인수 |
귀뚜라미 목젖의 떨림처럼 비가 내린다
텅 빈 교실에서 홍어 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.
사물함에서 새어 나오는 실내화와 체육복의 냄새.
“비가 내리면 고속도로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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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월호 추모시 ‘마지막 에어 포켓’ / 함인복 |
또 한구의 희생자가 올라온다
저리 슬픈 느낌표를 보았느냐
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신뢰한 죄로
영원히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된
저리 슬픈 느낌표를 보았느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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낙타의 생 / 류시화 |
사막에 길게 드리워진
내 그림자
등에 난 혹을 보고 나서야
내가 낙타라는 걸 알았다
눈썹 밑에 서걱이는 모래를 보고서야
사막을 건너고 있음을 알았다
옹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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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 살펴 봐 / Windell Berry |
지팡이조차 두고 가는 거야. 칼은
주머니에 있지만 그 사실조차
난 잊었어. 차도 없고 핸드폰도 없이
컴퓨터도 없고 카메라도 없이
CD 플레이어도 없고, 팩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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첫 사랑 / 김정수 |
금방 읽어 좋은 짧은 시
한눈에 다 들어온다.
잠시 눈을 감으면
미처 들어오지 못한 여운까지
오래오래 가슴에 머문다.
그런 날
종이에 손을 베인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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춤 / 마아가렛 앳우드 |
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춤을 가르치셨다고 한다
나는 그걸 전혀 몰랐다
오히려 그 반대인 줄 알았다.
어머니와 아버지는 볼룸댄스를 좋아했다
우아한 선회팔의 곡선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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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질 / 이덕규 |
북조선에선 남녀가 사귀는 걸 두고 연애질이라고 한다는데, 연애질!
그 질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게 보여
삽질 가래질 쟁기질 써래질 호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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