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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첨단 저 내비게이션도
찾지 못하는 길이 있다
이를테면 너와 나 사이 흐르던
강길 같은 것,
수만 볼트의 전류가 끊어지듯
사랑이 끝난 뒤의 깜깜한 밤길 같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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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두 번째 시집 [수작]에 대한 답신이 왔다
손가락 몇 번 까닥거리면
순식간에 안부가 전송되는 이 편한 세상에
우체국 소인이 꽝꽝 찍힌 답신들
두근두근 개봉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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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아직도, 그대는 가난해?
물어온다 아직도
그대는 그토록 먼 곳을 여행 중이야 물어온다
사막 한복판의 이글루
끝없이 녹아내리는 모래
보료 위에서나는 까마득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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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
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
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
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
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
얼마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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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낮고 조용한 음악이 들려옵니다
변주된 트럼펫, 낡은 베이스음,
백색의 유리창. 나의 두 손바닥은
당구장의 컵받침만한 크기의
스피커, 나는 두 손을
어두운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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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일 학년 때 선생님 머피씨는
혜성의 이름을 칠판에 크게 쓰시며 말하셨다.
이것이 은하의 폭풍을 가로질러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.
조금이라도 궤도를 바꿔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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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주여 지난 날 헛되이 보낸 성탄절을 용서하시고
올해는 성탄의 의미를 바로 새기게 하소서
왕궁이 아닌 누추한 말구유에 임하신 까닭을 알게 하소서
가나한 목동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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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이 세상 최고의 선물은 우정이야
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는 것
하지만 금으로 만든 산보다
더 값지지
금은 차고 생명이 없어
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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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당신이 새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
그래야 벌레를 잡아먹을 수 있을테니까
만일 당신이 새라면
아침에 일찍 일어나라
하지만 만일
당신이 벌레라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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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아침의 시 |
구태여 당신을 추억해야 한다면
난 여행을 떠날 거야
우기 지난 모로코에 가면 와디를 따라
낙타를 타고 모래 언덕을 넘을 거야
백조 한 마리가 우물로 내려오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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